Unborn 8.0 Yellow Poi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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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데스Hades │ 에메트셀크Emet-selch

 

 

 

  • 하데스
    • 남성, 202cm, 적당한 근육 체형
    • 부드러운 하얀색의 머리카락은 단발 정도의 길이로, 뒷머리가 조금 더 길어 목을 덮는다. 머리카락이 가리지 않게 뒤로 넘겨 드러난 이마에는 늘 미간 주름이 보인다.
    • 눈매는 내려간 모양으로 짙은 쌍꺼풀이 있다. 끝이 올라간 눈썹은 언뜻 매서운 감상을 주지만, 그 아래 깊은 아이홀 안에서는 그저 피로가 옅보일 뿐이다. 금색의 눈동자는 노란색의 원색인 하이더와 달리 정석적인 금안의 색을 가지고 있다. 다만 그 빛이 하이더의 옆에 있어도 바래 보이지 않는 것은 어둠 속에서 더 형형해지기 때문이기도 하고, 눈동자 가운데에 박힌 홍채의 문양이 고대인의 특징인 그것으로 독특하게 시선을 사로잡기 때문일 것이다.
  • 에메트셀크
    • 갈레안족 남성, 194.1cm, 적당한 근육 체형
    • 검은색 바탕에 흰 브릿지가 있는 단발. 하데스의 모습일 때보다 길이가 짧고 약간 웨이브진 형태다. 특이사항은 이마에 박힌 갈레안족 특징인 진주색의 장식.
    • 하데스의 모습일 때보다 색이 짙고 얼굴 쪽이 특히 골격이 두드러지는 느낌이다. 다만 눈동자의 색은 그때와 같은 금안일지언정 고대인 특유의 홍채가 아니다보니 눈에 덜 띄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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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동자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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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없이 많은 시간을 명계에 사랑받으며 보낸 자. 마침내 명계의 품에 안겼을 때 그의 무대는 진실을 가렸던 막을 거두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었으나….

  삶이란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으니 죽음 또한 삶의 일부로서 그러한 것인지. 다시 한번 하데스의 영안은 철회되어버린다.

 

 

  하데스로 태어나 에메트셀크로 살았던 숱한 나날, 그의 업적은 실로 눈부셨고 행적은 처절했다. 일만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동포들의 부활을 위해 애썼다. 별을 위해 살아가던 남자는 자신이 기억하는 별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가 그리워하는 과거는 이 세상의 수많은 영웅들이 그리는 미래와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한때 지금 별을 살아가는 존재들을 이해해보고자 한 적도 있었다. 그들의 곁에서 울고, 웃고, 괴로워하다가도 기뻐하며, 아이를 가지고 그 아이가 다시 파란만장한 생을 걸어가는 것을 보았다. 지켜보며, 살았다. 함께 살면서 그들을 '판정'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던 것이다.

  그들에게는 이 별을 맡길 수 없다고. 나의 과거 속 사랑스러웠던 그 순간들을 넘겨줄 수 없다고.

 

  설령 그 순간들을 함께 만들어갔던 친우의 영혼을 가지고 환생한 존재일지언정.

 

  그의 전체 행적을 두고 보자면 에메트셀크가 빛의 전사─글리스에게 협력을 제안하고 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던 건 유별난 일이기는 했다. 어쩌면 그만큼 그에게 글리스의 영혼이, 아젬이 소중했던 걸까. 그러나 결국 자신의 판정 중 최소 조건조차 만족하지 못한 글리스에게 에메트셀크는 그만큼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기대하지 않았다면 실망할 법도 없었을 것을. 지금까지 그래왔던 주제에

  ……하지만 자신은 언제고 그 영혼에 기대하며, 떠나는 뒷모습에 웃어주고 말았으니까.

 

  정면을 보고 하는 작별인사는 다소 낯설었다. 일만 여년이 지나고서 다시 하는 일이라 그랬을까, 아니면 자신의 의지를 올곧게 비추는 저 눈을 똑바로 보며 배웅해본 적은 없어서였을까.

  어느 쪽이든, 에메트셀크로서도 하데스로서도 작별인사를 했으니 만족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무슨 짓이지?

 

 

  사랑받던 명계─별바다에서 끌어올려진 순간 마치 젖은 채 바닷바람을 맞은 것처럼 대조적인 한기가 하데스를 덮쳐왔다. 아니, 설령 별바다에 비하지 않더라도 이것은 명백히 부정적인 감정의 덩어리였다. 그것이 하데스를 바라보고, 원하고 있었다. 온 생을 사랑받던 이에게 익숙한 감각은 아니었다.

  그저 황금의 유산보다도 더 눈부신 듯한 그의 색이 낯익었을 뿐.

 

  하데스가 기억하는 아젬이나 글리스와 닮은 구석이 그것 뿐이었다는 점에서 하이더와의 조우는 기시감을 주었다. 자신이 편히 잠드는 꼴을 못 보겠어서 불러왔다는 말을 들었을 때에는 익숙한 두통이 느껴지기도 했다. 대체 이 영혼의 색을 가진 존재 중 속을 안 썩이는 놈은 있을 수 없는 건가?

 

 

나 참… 이번에는 영웅의 조각인가.

 

 

  하이더의 뒤나미스는 별바다에서 하데스를 끌어올릴 적 가장 강하게 작용했고, 아이테리스로 돌아온 이후에도 하데스가 별바다로 회귀하는 것을 막아세웠다. 아이테리스는 뒤나미스의 힘이 다른 별보다 옅게 작용하는 곳이라 하나, 그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하데스가 가진 안식에 대한 갈망보다 하이더의 이기적인 욕망이 더 컸기에, 잠들지 못한 고대인은 자신을 파란의 생으로 부른 이와 함께 제1세계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함께하는 삶,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하데스는 하이더라는 존재를 부정적인 쪽으로 조금 더 기울여 판정하게 된다. 그 영웅이 만든 불완전한 것이니 존재 자체부터 불완전한 생명 중에서도 불안하기로는 손에 꼽을 수 있을 듯했다. 내면적으로도…, 저렇게나 저를 싫어하고 원망한다는 주제에 한낱 억하심정을 이유로 꾸역꾸역 곁에 두고 있는 건 그 불안에 기름을 붓는 행위쯤 될 것이고.

 

  종잡기가 쉽지는 않았으나 아예 모를 속도 아니었다. 하데스는 그럴 수 있을 만큼의 삶의 연륜은 가지고 있었다.

  어차피 빨리 별로 돌아가기 위해서라도 하데스는 하이더가 이 세계에서 안정을 찾고 살도록 해주는 쪽이 좋았다. 하여 그는 다시 한번 유예된 삶을 받아들이며 14인 위원회의 자리에서 물러난 자의 상징인 흰 옷을 입었고, 하이더의 삶이자 죽음에 조언하고자 했다.

 

  다만 그 과정이 하데스가 베푸는 아량에도 순탄치는 못하였는데, 하이더의 깊은 자기 부정과 얕은 삶의 경험, 그리고 거의 빼앗겨 공허에 가까운 자의식이 그의 시도에 걸림돌이 된 탓이었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기다림이 익숙한 쪽이거든.
그리고 인내심도 많지.

 

 

  물론 하이더와 함께하는 과정 중 그 인내심조차 뚝 끊길 정도의 일은 종종 벌어졌다. 특히 하데스에게 하이더는 결국 영웅의 조각에 그치며, 그가 사랑했던 과거의 아젬이라는 존재와는 연관짓고 싶지 않은 정도의 불안정한 존재였기에….

  그래서 결국 애새끼 취급으로 느껴진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는 짓을 보자면 네가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하는 것이라며, 하데스는 한쪽 입꼬리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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